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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브랜딩 전략 2. 공유 모빌리티

공유 모빌리티 시장은 2009년 Uber의 첫 등장 이후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만큼 승자 독식 구조가 굳어진 산업이기도 합니다.

선행 브랜드는 곧 표준이 되었고, 후발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유율을 극복하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2인자 브랜드는 종종 실패한 브랜드, 혹은 머지않아 사라질 브랜드로 오해받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비는 이 글에서 2인자 브랜드를 다르게 정의하고자 합니다.

공유 모빌리티 분야의 2인자 브랜드는 1인자를 따라잡지 못한 브랜드가 아니라,다른 기준으로 이동을 정의한 브랜드입니다.






1. 공유 모빌리티란 무엇인가?


공유 모빌리티는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도 필요한 순간에 이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플랫폼 기반 이동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대중화된 영역은 차량 호출 서비스입니다.


이 시장은 네트워크 효과가 강하고, 선점 효과가 빠르게 작동하며, 한 번 형성된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은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 결과 공유 모빌리티 산업은 다른 산업보다 훨씬 빠르게 승자 독식 구조로 고착되었습니다.






2. 공유 모빌리티 분야의 2인자 브랜드들


2-1. 미국: Uber vs. Lyft



Uber는 공유 모빌리티라는 카테고리 자체를 정의한 브랜드입니다.

글로벌 확장, 기술 중심의 플랫폼 전략, 공격적인 성장 방식을 통해 '이동의 기본값'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Lyft는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전혀 다른 표현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Uber가 '전 세계 모든 곳의 이동을 책임지는 글로벌 인프라'를 지향한다면, Lyft는 '친구 같은 친근함을 지닌 지역 밀착형 이동 서비스'를 강조하는 상반된 전략을 취해왔습니다.



초기에는 차량 전면에 분홍색 콧수염(Pink Mustache)을 부착하는 캠페인을 통해 '함께 타는 즐거움'을 강조했고, 현재는 '드라이버를 더 존중하는 회사', '탄소 배출에 신경 쓰는 착한 기업' 이라는 가치 소비 중심의 메시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분홍색 콧수염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한 Glow라는 스마트 대시보드 기기를 출시했습니다. 승객이 자신이 호출한 차량을 더 쉽고 안전하게 찾을 수 있도록 고안되었으며, 드라이버가 환영 메시지를 표시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왼쪽: Lyft의 분홍색 콧수염 캠페인 / 오른쪽: Lyft Glow>







2-2. 중국: DiDi Chuxing vs. CaoCao Mobility



중국의 공유 모빌리티 시장은 DiDi(디디)가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CaoCao(차오차오)는 이 시장에서 DiDi와 같은 방식의 경쟁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브랜드 네임부터 독특합니다.

중국에는 “조조를 말하니, 조조가 온다 说曹操,曹操就到”라는 속담이 있는데요, 삼국지에 등장하는 바로 그 조조를 의미합니다. 이 조조의 중국어 발음이 CaoCao입니다. 우리나라의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에서의 호랑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죠.

간접적으로 택시를 의미하는 DiDi와 비교하면, CaoCao는 훨씬 위트 있고 인상적인 네이밍입니다.



또 하나의 큰 특징은 자체 차량, 전속 기사, 통합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중개 플랫폼이 아닌 운송 서비스에 가까운 구조를 택했다는 점입니다.

중국은 인구 규모가 큰 만큼 승차 서비스의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차내 흡연, 운전사의 복장 불량 등 중국 현지인들조차 불쾌감을 느끼는 경험이 적지 않죠.


본사에서 관리되는 깨끗하고 안전한 승차 서비스의 이미지는DiDi의 압도적인 점유율 속에서도 CaoCao를 선택하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CaoCao는 속도와 가격이 아니라, 관리된 이동, 예측 가능한 서비스, 안정성을 기준으로 자신만의 위치를 확보한 사례입니다.






2-3. 한국: 카카오 T vs. Uber Taxi



한국의 공유 모빌리티 시장은 매우 특수합니다.

해외와 달리 일반인이 제공하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그 결과 공유 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서비스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2013년 Uber가 처음 한국에 진출했을 당시,택시 중계가 아닌 일반 차량 호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당시 브랜드비는 Uber 한국 지사장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Uber의 브랜딩 이야기보다는 한국 정부 및 택시 협회와의 조율이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한 현실적인 토로가 더 인상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결국 Uber는 이 장벽을 넘지 못하고 철수했고, 6년 뒤 2021년 SK텔레콤과 손잡고 ‘우티’라는 브랜드로 다시 한국 시장에 진출합니다. 이번에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받아들여 택시 호출 서비스로서 마케팅을 전개했지만, 이미 슈퍼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카카오T의 점유율을 뺏아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최근에는 다시 'Uber Taxi'로 리브랜딩하며 글로벌 Uber 이용자를 위한 로컬 서비스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카카오T는 이제 택시 호출을 넘어 도시 이동의 기본 인터페이스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이며, 브랜드라기보다 인프라에 가까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비록 Uber는 글로벌 1위 브랜드이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제한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죠. Uber가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질문은 뒤에서 다시 이어가 보겠습니다.






3. 공유 모빌리티 2인자 브랜드들의 공통점 - 점유율이 아니라 '선택의 이유'를 만든다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공유 모빌리티 분야의 2인자 브랜드들은 다음과 같은 분명한 공통점을 보입니다.


첫째, 기본값이 되려 하지 않습니다.

1인자 브랜드가 '습관처럼 그냥 쓰는 서비스'라면,

2인자 브랜드는 반드시 "왜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가"에 답해야 합니다.


둘째, 기능의 언어 대신 태도의 언어를 사용합니다.

더 빠른 배차, 더 많은 차량이라는 메시지 대신, 이동을 바라보는 관점과 기준을 이야기합니다.


셋째, 확장보다 정체성을 우선합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기보다는, 특정 상황에서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는 선택을 합니다.






4. 왜 글로벌 1위 브랜드 Uber는 한국에서 고전하는가?


< 우티 런칭 시 배포된 보도자료 이미지>


Uber의 한국 시장 고전은 단순한 규제 문제만으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한국의 공유 모빌리티를 해외와 동일한 '승차 호출 서비스 시장'으로 바라본 관점에 있습니다.

한국의 공유 모빌리티는 차량 호출이 아니라 택시 호출 서비스이며, 이미 제도와 관행, 사용자 인식이 굳어진 시장입니다.


Uber는 첫 진출 당시 이 구조적 차이를 간과했고, 두 번째 도전인 우티 역시 Uber와 SK텔레콤이라는 브랜드 파워에 기대어 디자인과 마케팅 중심의 전략을 펼쳤을 뿐, 서비스 차별화에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다시 단독 브랜드로 남아 있지만, 여전히 카카오T와 명확히 구분되는 서비스 차원의 이유를 만들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는 Uber가 여전히 1인자의 관점으로 한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5. 공유 모빌리티 시장에서 2인자 브랜드에게 열리는 새로운 기회 - 새로운 모빌리티 전환기, '재정의'의 순간


공유 모빌리티 산업은 아직 완결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가장 큰 변곡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바로 자율주행, 무인택시, eVTOL 등 새로운 모빌리티의 등장입니다.


<운전자가 필요없는 자율주행 기술은 무인 로보 택시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 변화는 역설적으로1인자보다 2인자 브랜드에게 더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 전환기에는 기존의 점유율, 네트워크 효과, 사용 습관이 부분적으로 무력화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누가 더 크냐가 아니라, 누가 이 변화를 더 잘 흡수하느냐입니다.

Lyft는 자율주행을 Uber처럼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 아니라, 플랫폼 위에 얹히는 하나의 이동 옵션으로 다룹니다. 기술을 직접 소유하기보다는, 여러 기술을 연결하는 중립적 허브를 지향합니다.



<Uber가 적극 투자하고 있는 eVTOL>


CaoCao는 모기업이 자동차 제조사라는 구조적 강점을 바탕으로 자율주행·무인택시로의 전환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이 아닌 운송 서비스 회사에 가까운 구조 덕분에, 단계적인 실험과 운영 전환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2인자 브랜드의 기회는 기술 선점이 아니라 역할의 재정의에 있습니다.






brandB Insight


2인자 브랜딩 전략, 그 둘 :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다른 기준으로 정의하라


공유 모빌리티에서 2인자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이동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그 의미를 다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과 로보택시라는 거대한 전환기 앞에서 공유 모빌리티의 새로운 기준은 기존 1인자의 확장에서 나오기보다, 2인자의 질문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1등과 같은 기준으로 경쟁하려 하지 마세요.

2인자만의 시각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찾아야 합니다.





 

*ps. 이 글은 공유 모빌리티 2인자 브랜딩을 주제로 진행된 스터디 모임에서의 논의 및 인사이트 덕분에 보다 입체적으로 정리될 수 있었습니다.

스터디에 참여와 도움을 주신 조혜흠, 윤서연 님께 감사드립니다.

2026 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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