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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wich City Football Club

Norwich City Football Club(이하 NCFC)은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에 소속된 축구클럽입니다. 이번 달에 창립 120주년을 기념하여 리브랜딩을 발표했어요.

저는 축알못이라 손흥민 선수가 활약하고 있는 토트넘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요(그것도 이름만;;;), 이번 리브랜딩 사례를 통해 영국의 축구 역사가 이렇게 오래된 것을 새롭게 알았어요. 사실 처음 NCFC가 120주년 기념이라고 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클럽 아니야?' 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더 오래된 축구클럽이 많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오랜 역사는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고,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브랜드 자산이라고 생각하는데요, 100년이 넘는 브랜드를 새롭게 재탄생시킨다는 것은 브랜딩을 하는 입장에서 엄청난 압박감이면서 동시에 굉장한 자부심이 되는 일이예요. (저도 언젠가 그런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은데, 이번 생에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번 리브랜딩은 제가 애정하는 런던의 에이전시, SomeOne이 진행했습니다. 자, 그럼 120년의 헤리티지를 가진 브랜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함께 살펴보아요.




1. Visual Audit

리브랜딩, 특히 로고 디자인을 리뉴얼 하는 프로젝트의 경우 Visual Audit에서 출발합니다. Audit이라는 단어가 약간 생소할 수 있는데요, 굳이 해석하자면 현황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진단하는 행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저도 첫 회사에서 처음 접했던 단어인데요, 아직까지 대체할 만한 단어를 찾지 못했어요. 위의 이미지가 Visual Audit을 직관적으로 설명해주는 자료라고 할 수 있어요. 왼쪽 다이어그램을 보면 NCFC의 로고 리뉴얼이 가장 오래된 것을 볼 수 있어요. (창립이 아니라 리뉴얼 시점입니다) 1970년이면, 인터넷은 물론 컴퓨터도 없던 시절인데요, 아마 손과 작도기로 로고를 그렸을 꺼예요. 따라서 여러 환경에서 일관성 있는 활용이 어려울 수 밖에 없죠. 오른쪽 사진들을 보면 프레임(방패)의 형태가 제각각이고, 색상 표현, 네가티브 표현, 라인 드로잉 등에 규칙이 없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새가 앉아 있는 공이 축구공으로 변하기도 했죠.





2. 엠블럼 형태를 정교하게 다듬기

120년 역사 동안 NCFC 엠블럼의 변화를 모아봤어요. 개인적으로 이러한 헤리티지를 계승하는 디자인을 좋아해요. 2022년 버전 엠블럼의 왼쪽 상단에 있는 성과 사자는 어떻게 보면 불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1902년 창립 후 약 70년간 사용한 엠블럼의 시각적 요소로서 오랜 역사와 정통성을 상징해요. 노란 카나리아는 연고지인 Norwich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1972년 버전과 2022년 버전을 비교해 보면 훨씬 완성도 있고 아름답게 진화한 것을 볼 수 있어요. 흠흠, 여기서 또 제가 너무나 자주 언급하는 그리드와 비례의 중요성이 또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새가 앉아있는 공의 위치가 변화한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방식과 규칙으로 형태가 정교하게 다듬어졌는지 알고 싶다면 에이전시의 웹사이트를 방문하세요.


https://someoneinlondon.com/updates/recrafting-an-icon





3. 시각적 요소의 독립적 사용


헤리티지를 계승한 것은 좋은데, 사실 구성 요소가 많은 엠블럼은 활용에 있어 제약이 있어요. 요즘 활성화된 디지털 환경, 특히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App 같은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기본적인 이미지 사이즈 제약이 있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하죠. 그래서 NCFC는 엠블럼에서 노란 카나리아를 떼어내어 또다른 심볼로 사용하고 있어요.




4. 전용서체로 새로움을 불어넣기



엠블럼 디자인이 기존 형태를 계승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새로움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래서 새로움을 불어넣는 요소 중 하나로 전용서체를 만들었어요. 위쪽에 있는 서체를 보면 색상이 다른 2개의 라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독특한 형태도 매력적이지만 노란 색 배경에서 시너지를 발휘합니다. 1도 색상으로 표현했을 때는 시작점에서 끝점까지 끊김이 없는 글자가 돼요. 또한 1개의 라인으로 구성된 서체 디자인과도 일관성 있는 룩&필을 보여주고 있어요.






5.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그래픽 패턴

사선으로 표현된 그래픽 요소는 주변에서, 특히 스포츠 관련 디자인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요, NCFC는 색상과 배치를 다양하게 해서 새로움을 주고 있어요. 디자인 업계에서 우스개 소리로 나오는(그런데 동시에 '리얼'이기도 하죠)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 중 하나가 '익숙하면서 새로운 디자인'인데요, 패턴으로 표현하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6. 일관성 있는 픽토그램


개인적으로 픽토그램은 디자이너의 '정성'을 보여주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픽토그램의 간결한 형태는 기본적으로 표현에 제약이 있어 다양하게 표현하기가 어렵고, 그래서 기존 디자인된 픽토그램을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비 디자이너는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은 요소인지라 많은 디자이너들이 '스타일' 정도만 맞추고 끝내버려요. 정성이 들어간 디자인은 디테일을 살펴보면 알 수 있어요.


픽토그램 표현에 있어 전용서체와 동일한 형태적 규칙을 도입하여 시각적 일관성을 전달하고 있어요.





7. 다양한 요소들이 만들어내는 일관성(Coherent)





지금까지 함께 NCFC의 리브랜딩을 살펴봤어요. 엠블럼, 심볼, 전용서체, 패턴, 픽토그램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120년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새로움을 부여하는 훌륭한 브랜딩 사례라고 생각해요. 더욱 자세한 내용과 영상이미지를 보고 싶으시면 에이전시의 웹사이트를 방문하세요.


> SomeOne 웹사이트 방문하기

2022 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