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브랜드 네이밍에서 즐겨 사용되는 팁 중 하나입니다. 대한민국 클라이언트가 선호하는 "짧고, 쉬운" 속성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으니까요. 또 전 세계 어떤 나라, 어떤 언어에서도 동일한 "사전적"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수많은 브랜드 네임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희소한 편이기에 독특성을 가질 수 있어요.
이번 글에서는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숫자와 이를 사용한 브랜드들을 살펴볼께요.
후속 편에서는 독특한 숫자를 채택한 사례들이 이어집니다. (많관부!!!)
1 / One / 일 / 하나
숫자 1은 전세계 공통으로 좋아하는 숫자입니다. "처음" "최고" "유일한" 의 의미를 담기에 최적의 단어이니까요.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이 더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는 1의 영어발음 One이 한자 단어 '원 - 으뜸 원(元), 근원 원(原), 둥글 원(圓)'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예요. 또 공간을 의미하는 정원 원(園), 기관 원(阮) 등의 해석이 가능하여 부동산 관련 브랜딩에 자주 사용된답니다.
아래에는 숫자 1을 사용한 국내 최근 사례를 소개드립니다. 보시면 어떤 의미로 숫자 1이 사용되었는지 유추하실 수 있을 것이예요.
해외에서는 숫자 1 본연의 의미인 '하나' '처음'의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요. 또 영어 알파벳 I와 형태가 유사하기 때문에 I를 대체하여 사용되기도 합니다.
2 Two / 이 / 둘
숫자 2는 호불호가 많이 나뉘는 숫자예요. "2인자라는 뜻이야? 무조건 1등을 해야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으십니다. 아무래도 기업을 운영하시는 입장에서는 최고를 지향하고, 한 치의 모자람도 용납하실 수 없겠지요.
하지만 숫자 2도 좋은 의미가 있어요. "둘이 함께하는" 것은 친밀하고 다정한 이미지를 줄 수 있죠. 세심함과 배려는 덤이고요.
또 영어 단어 전치사 To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종종 To를 대체하여 사용됩니다. To의 의미를 가져온다면 "방향성"이라는 뜻을 부여할 수 있죠.
그리고 숫자 2의 크기와 위치를 약간 조절하면 수학 기호인 "제곱"을 의미할 수 있어요. "1+1" 보다 "제곱"이 더 강력하지 않나요?
4 Four / 사 / 넷
숫자 4는 동양 문화권에서 그다지 선호되는 숫자는 아니예요. 한자 죽을 사(死)와 발음이 같기에 예로부터 기피해오는 쪽이었죠.
숫자 4를 사용하는 브랜드 네임은 영어 문화에 기반한 사례가 많아요. 발음이 전치사 For와 같아서 For의 대체제로 많이 사용됩니다. 또 영어 문화권에서는 Quarter, 즉 4분의1이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데요, 이 단어를 연상시키는 용도로도 사용되고 있어요.
8 Eight / 팔 / 여덟
숫자 8은 위의 숫자 4와 반대로 동양 문화권, 특히 중국에서 무척 선호하는 숫자입니다. 숫자 8의 중국어 "발음이 발전하다, 돈을 벌다"라는 의미의 발(發)과 같아서 사업하시는 분은 좋아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겠죠. 우리나라에서는 "팔팔하다"라는 단어를 연상시켜서 생동감과 임팩트를 줄 수 있어요.
영어에서는 숫자 8의 발음이 "가능케 하다" "특징이 있다" "부여하다" 라는 의미의 접미사 '-ate' 와 같아서 단어철자를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숫자 8의 형태가 무한대 기호를 90도 돌려놓은 것이라, "무한한"이라는 의미도 함께 가질 수 있어요.
9 Nine / 구 / 아홉
숫자 9 역시 중국에서 매우 선호하는 숫자 중 하나입니다. 발음이 "오래, 영원할"의 뜻을 가진 한자 "구(久)"와 같아서 예로부터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어요. 여기서 확장하자면, 최근 기업 및 브랜드의 필수 요소가 된 "지속가능성"의 의미도 담을 수 있습니다.
또 숫자 9는 0에서 9까지 아라비아 숫자 중 가장 큰 숫자입니다. 영어 문화권에서는 Cloud Nine이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단테의 신곡에 나온 표현으로 천국으로 가는 마지막 계단을 의미한다고 해요. 그래서 "최고" "완벽" "절정"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요.
24&365
이 숫자들은 별도로 발음을 표기하지 않을께요. 읽는 방법에 따라서 결코 짧지 않은 네임이 될 수 있지만, 명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어 많이 사용되는 숫자입니다.
24는 하루를 이루는 시간을 의미하고, 365는 일 년을 구성하는 날짜이죠. 그래서 두 숫자 모두 "매일" "항상" "언제나"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 24와 365가 가장 적합한 분야는 어디일까요? 바로 서비스 분야입니다! 아래 사례 외에도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 이 숫자들을 사용한 네임을 종종 만나볼 수 있어요.
42 Forty Two / 사이
처음에 이 숫자를 사용한 브랜드 네임을 봤을 때 "왜 하필 42일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특히 브랜드 네임을 영어로 읽는 방법을 채택했기에 바로 연상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식으로 읽어보니 그제서야 그 의미를 알겠더라고요.
오직 한국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숫자 브랜드입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에서 주로 보이고 있어요.
101 One-Oh-One
위의 42와는 달리 영어 문화권에서만 이해할 수 있는 숫자입니다. 101은 난이도 1+ 01을 의미하며, 입문단계, 입문수업을 뜻하는데요, 여기에서 "기초부터 차근차근"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어요. 주로 해외 교육용 책자 제목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네임에서 이 101을 사용한다면 "기초와 기본기를 다지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요. 아래 사례 중 온라인 교육 서비스 브랜드 뿐 아니라 화장품 브랜드에 사용한 이유도 유추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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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숫자 브랜딩 사례 중 보편적이고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기본 숫자들을 살펴봤어요.
어찌보면 이미 적지 않은 브랜드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독특한 느낌이 덜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숫자 없는 브랜드 네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차별화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앞서 설명드린 "쉽고 짧은"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죠.
후속 편에서는 독특한 숫자를 차용한 브랜드 사례를 모아서 소개드릴께요.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