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유난히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넓게 사용됩니다.
2000년대 초반, 제가 브랜딩 일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주변에 제 직업을 설명하려면 먼저 ‘브랜드’가 무엇인지부터 이야기해야 했고, 결국에는 “마케팅 비슷한 일이야”라고 얼버무리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다 브랜드 개념이 점차 자리 잡으면서 한동안은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했어요. 사실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이러니하게도 “브랜딩이 더 큰 개념이냐, 마케팅이 더 큰 개념이냐”라는 논란과 함께, 이제는 브랜딩이라는 단어가 마케팅을 대체하듯 사용되고 있습니다. (최근 활성화된 용어이다 보니 좀 더 트렌디하고 있어 보인다는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업계의 고인물인 저에게 있어 브랜딩과 마케팅은 비교적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업계에서 거의 모든 것을 브랜딩이란 단어로 퉁쳐버리는 현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SNS 운영도 브랜딩, 팝업스토어도 브랜딩, 유튜브 콘텐츠도 브랜딩, 고객 응대도 브랜딩, 심지어 조직 문화까지 브랜딩이라고 부릅니다.
왜 이런 현상이 생겼을까요?
브랜드가 더 이상 네임과 로고만으로 경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광고, 콘텐츠, 공간, 리뷰, 서비스 태도,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모두 합쳐 하나의 브랜드로 인식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브랜드가 경험되는 거의 모든 과정이 브랜딩처럼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