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Images © Zappos


<Zappos의 Old Logo (1999-2025)>




고객 콜센터로 더 유명했던 신발 이커머스


Zappos는 1999년 설립된 미국의 온라인 신발·의류 이커머스 브랜드입니다.

그러나 Zappos는 단순한 커머스 기업이라기보다, 오랫동안 '문화 중심 브랜딩'의 대표 사례로 인식돼 왔어요.


창립자 토니 셰이(Tony Hsieh)는 Zappos를 "신발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고객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회사 Delivering Happiness"로 정의했고, 그 철학은 고객 서비스, 조직 운영, 채용과 평가 방식 전반에 반영됐습니다.


통화 시간 제한 없는 고객 콜센터, 과감한 반품 정책, 강한 내부 자율 문화는 Zappos를 '좋은 회사, '사람 중심 브랜드'로 각인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요.

가장 유명한 사례는 아픈 아버지를 위해 신발을 구매했는데, 돌아가셔서 신을 수 없게 됐다며 반품을 요청한 고객에게 콜센터 직원이 반품 및 환불 처리는 물론 고객을 위로하는 꽃을 보냈다는 것이예요. 이는 통화 시간 제한 및 콜 수 할당량이 없는 Zappos 특유의 콜센터 문화를 대표합니다.


2009년 Amazon에 인수된 이후에도 Zappos는 비교적 높은 독립성을 유지하며, 플랫폼 중심의 Amazon과는 다른 문화적 포지션을 담당해 왔습니다.




Zappos의 New Logo by Wolff Olins (2025~)




느낌표 신발을 버리고 대시(Dash)를 채택한 리브랜딩


2025년 7월, Zappos는 로고를 포함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리뉴얼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브랜딩 에이전시 Wolff Olins가 주도했죠.


이번 리브랜딩의 핵심은 메시지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어요.

Zappos는 기존의 Delivering Happiness라는 철학적 메시지 대신, Win the Day라는 보다 행동 지향적이고 일상적인 새로운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행복이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가치보다, 하루를 살아가는 과정 속 '작은 승리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시각적으로는 Zappos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인상을 유지하되, 디지털 환경과 다양한 접점에서 유연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로고와 아이덴티티 시스템이 재정비되었습니다. 디자인 시스템에서는 이니셜 Z와 연계한 그래픽 요소 대시(Dash)가 메인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사실 Zappos는 일반적으로 리브랜딩과 함께 대대적인 진행하는 캠페인을 생략했어요. 대신 러닝 클럽, 마라톤, 커뮤니티 이벤트 등 신발과 직접 연결되는 오프라인 환경에서 새로운 로고를 노출시켰죠.







왜 Zappos는 다시 신발을 말하기 시작했는가


브랜드비는 이번 Zappos 리브랜딩의 배경에는 세 가지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작용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1) 창립자 부재 이후, 문화 중심 브랜딩의 한계

기존 Zappos의 문화 중심 브랜드 전략은 토니 셰이(Tony Hsieh) 개인의 철학과 리더십에 크게 의존해 구축된 구조였습니다. 2020년 11월, 갑작스런 토니 셰이의 사망 이후에도 이 문화는 여전히 존중되고 계승되고 있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리더십이 약해질 수 밖에 없었죠. 고유한 문화를 창조하고, 또 그 문화를 상징적으로 대표하던 인물의 부재는 보다 객관적이고 설명 가능한 새로운 브랜드 중심축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2) Amazon 그룹 내에서의 역할 재정의

2009년 Amazon에 인수된 후, Amazon이 압도적인 플랫폼 기반으로 극도의 효율을 추구하는 구조 속에서, Zappos는 이와 정반대의 문화를 이야기해 왔어요. Amazon의 효율성 관점에서 보면 Zappos의 콜센터는 구조조정 1순위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이죠.

이러한 그룹 관점에서 보면, Zappos의 가장 분명한 경쟁력은 신발이라는 특정 카테고리에서의 전문성이었습니다. 비록 Zappos가 의류·액세서리 등 라이프스타일로 카테고리 확장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안정적 매출은 신발에서 나왔다고 해요. 이번 리브랜딩에서 Zappos를 추상적인 문화 브랜드가 아닌, 신발에 가장 강한 브랜드로 재정립한 것은 지극히 Amazon스러운 결정이 아닐까 합니다.


3) 문화 브랜딩이 작동하던 핵심 접점, 콜센터의 약화

기존 Zappos의 문화 중심 브랜딩의 핵심은 바로 콜센터였습니다. 통화 시간 제한 없는 상담, 매뉴얼 스크립트보다 개인적 대화를 중시하는 응대 방식은 Delivering Happiness라는 철학이 고객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되는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냈죠.

그러나 커머스 환경이 모바일과 디지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전화 상담은 점점 보조적인 채널로 약화되었습니다. 채팅, 이메일, 자동화된 응답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Zappos가 자랑하던 장시간 전화 상담 경험은 더 이상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체감되기 어려운 접점이 되었죠. (특히 전화공포증이 보편화된 세대에게는 절대 원하지 않는 경험이었을 것이예요.)


그래서 Zappos는 사람과 대화에 의존하던 기존 문화 대신, 제품과 사용 경험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보다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자산이자 매개체인 제품으로 브랜드의 중심축을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보고 있어요.




"Win the Day"는 신발에 가장 잘 작동하는 메시지


Win the Day는 행복보다 훨씬 구체적인 메시지입니다.

이 메시지는 출근, 러닝, 산책, 이동처럼 몸을 움직이는 일상의 순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죠. 그래서 새로운 Zappos 로고는 광고 캠페인이 아닌, 러닝 클럽과 마라톤 같은 신발의 실제 사용 장면에서 등장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글을 정리하던 날, 국내 디자이너 구두 브랜드 지니킴의 폐업 소식을 접했습니다. Zappos의 리브랜딩을 정리하던 중이었기에, 이 소식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지니킴은 왜 폐업할 수밖에 없었을까?

지니킴의 몰락은 구두에서 운동화, 단화 중심으로 변화한 유행의 영향이 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니킴의 브랜드 가치는 단순히 '구두'라는 형태에 머물러 있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운동화나 단화로 확장될 수 있는 메시지를 충분히 갖지 못했던 것일까요?


다시 Zappos의 리브랜딩으로 돌아와 보죠.

문화 브랜딩은 Zappos를 유명하게 만들었지만, Zappos는 브랜드를 지속하기 위해 다시 신발이라는 본질로 돌아왔습니다.

이는 과거를 부정하는 선택이 아니라, 브랜드가 가장 설득력 있게 작동할 수 있는 중심축을 변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물론 신발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은, 기존의 쟁쟁한 글로벌 신발 브랜드들과 정면으로 경쟁하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과연 Zappos의 '작은 승리(Win the Day)는 'Just Do It'과는 다른 언어로,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Zappos의 다음 한 걸음은 어떤 모습일지, 함께 지켜 보아요.

2026 J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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