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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er Duckworth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 에이전시에 대해 생소하실 것 같아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올해 Sprite 리브랜딩으로 Turner Duckworth를 알게 되었거든요. 그런데 알고보니 올해 30년차로, 역사도 꽤 오래되고 엄청난 포트폴리오를 가진 에이전시더라고요. 아마도 너무 거물이어서, 오히려 접근하기 더 어려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이번에 30주년을 맞아 웹사이트도 리뉴얼을 했기에, 저희 브랜드비에서도 간단하게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Turner와 Duckworth, 두 디자이너가 창업하다



해외의 많은 디자인 에이전시들이 창업자의 이름에서 유래한 사명을 갖고 있죠. Turner Duckworth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한 사람의 이름이 아니라 두 사람의 성이 합쳐진 것이었어요. Turner Duckworth는 디자이너 David Turner(사진 오른쪽)와 Bruce Duckworth(사진 왼쪽)가 1992년 창립했습니다.

구글에 검색해보니 Bruce Duckworth가 좀 더 유명하시더라고요. 무려 500회(!!!)가 넘는 디자인 어워드 수상에, 디자인 최초이자 유일하게 Clio Hall of Fame(광고)과 Grammy award (음악)에 올랐다고 해요. Bruce Duckworth는 Turner Duckworth 창립 전에 Lewis Moberly (F&B 패키지 디자인 분야에서 전통의 강자입니다), Minale Tattersfield (역시 F&B 패키지 디자인으로 유명합니다)를 거쳤는데요, 일관된 전문성을 알 수 있습니다.




2. 더도 말고 딱 6개만 보여줄께


이번에 리뉴얼한 Turner Duckworth 웹사이트를 방문해보시면, 그들의 엄청난 자부심을 알 수 있어요. 포트폴리오를 딱 7개만 올려놨거든요. (지난 번에 소개한 '세상에서 가장 불친절한 에이전시, DesignStudio' 가 연상되는 부분입니다.) 그 7개 중에 전세계 사람 누구나 다 아는 브랜드가 6개입니다. Subway, Amazon, Campbell's, Coca-cola, Levi's, Metalica - 이 쟁쟁한 글로벌 브랜드를 디자인한 회사가 바로 Turner Duckworth 였어요.




3. 글로벌 F&B 브랜딩의 최강자



회사 소개 페이지에 나오는 부엌 팬트리 이미지입니다. 저도 브랜딩 일을 해오면서 가졌던 목표이자 꿈 중 하나가 모든 분야의 브랜딩을 해보는 것이었는데요, 옛날에 유행했던 '이영애의 하루'처럼 제가 브랜딩한 브랜드들로 제 하루를 채워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죠. Turner Duckworth의 팬트리 이미지가 바로 제가 상상했던 그 결과물이네요. 감탄사와 함께 마냥 부럽기만 할 따름입니다. F&B 분야의 브랜딩은 수많은 사람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다 보니, 브랜드의 노출도나 인지도가 꽤 높은 분야고, 따라서 창의성을 인정받기가 쉽지 않아요. 브랜드 팬이 많을수록 온갖 의견 및 이슈가 나오는 법이니까요.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하고, 시도하기는 쉽지만 성공하기는 매우 어렵죠. 30여년 간 명성을 유지해 온 것을 것을 보면 Turner Duckworth의 저력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히 F&B 브랜딩 '최'강자 라는 소제목을 붙여보았어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4. 런던, 샌프란시스코, 뉴욕 그리고 80여명의 디자이너


전에 소개한 Pentagram이나 DesignStudio 모두 글로벌 대형 디자인 에이전시라고 할 수 있는데요, Turner Duckworth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땅값이 비싼 세 도시에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고요, 전체 직원 수는 약 100명 정도인데, 그 중에 80명이 디자이너라고 하네요. 광고나 컨설팅 비즈니스를 포함하지 않고 이 정도 규모를 가진 디자인 에이전시는 매우 드물어요. 최근 브랜딩 에이전시 디렉토리 정보를 업데이트하면서, 몇몇 오랜 역사와 규모를 자랑하던 에이전시들이 문을 닫은 것을 알게되었고 무척 안타까웠는데요, Turner Duckworth는 부디 향후 40년, 50년 오래도록 명맥을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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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urner Duckworth의 웹사이트 바로가기


> 브랜드비의 에이전시 디렉토리 바로가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2022 D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