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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biotic Soda

“마시고 마셔봐도 성에 차지 않아, My Little Soda Pop!" 


요즘 넷플릭스를 넘어 음악차트까지 점령한 K-pop Demon Hunters의 인기 노래 가사로 시작해 보았어요.

조금 비약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노래 안에 지금의 음료 시장 트렌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적인 부분도 포함해서 말이죠!) 


단순히 달콤하고 톡 쏘는 탄산을 넘어, 이제는 몸에 좋은 탄산을 원하는 시대. 그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프리바이오틱 소다(Prebiotic Soda)입니다.

프리바이오틱 소다는 프리바이오틱 섬유(장내 유익균의 먹이 역할을 하는 식이섬유)를 함유한 탄산음료로, 기능성과 청량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음료입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이 형성되고 있으며, 특히 MZ세대의 웰니스 트렌드와 맞물려 라이프스타일 음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의 등장


프리바이오틱 소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지만, 이미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1. Olipop



Olipop은 프리바이오틱 소다의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브랜드 네임은 장 건강에 중요한 성분 중 하나인 올리고당(oligosaccharide)의 "Oli"와 탄산음료를 의미하는 "Pop"을 조합한 것입니다.


브랜드비가 프리바이오틱 소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이기도 했는데요, 링크드인에서 우연히 본 Olipop의 리브랜딩 관련 아티클이 시작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브랜딩의 중요성을 한눈에 보여주는 사례이며, Olipop의 성공 이후 이 브랜드의 패키지 디자인이 프리바이오틱 소다의 시각적 기준이 된 듯합니다. 이어서 소개할 다른 브랜드들의 패키지에서도 그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Olipop 패키지 디자인 Before & After >





2. Simply Pop



Simply Pop은 2025년 코카콜라에서 출시한 프리바이오틱 소다 브랜드입니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일까요? 기존 인지도가 높은 과일 주스 브랜드인 'Simply'의 탄산음료 확장 라인업으로서 'Simply Pop'이라는 네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3. Poppi



Poppi는 원래 "Mother"라는 이름의 ACV(애사비 - 애플 사이다 비니거) 기반 브랜드였습니다. "Mother Culture"라는 발효 개념에서 유래된 네임이었지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다소 낯설고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탄산음료에 어울리는 밝고 경쾌한 이미지와는 거리감이 있었죠.


이후 Poppi로 리브랜딩하며 친근하고 발랄한 이미지의 브랜드로 재탄생하였고, 2025년에는 무려 약 2조 8천억 원에 펩시에 인수되면서 주목받았습니다.




4. Culture Pop Soda



Culture Pop은 "배양균(culture)"과 "탄산(pop)"을 결합한 네임입니다. 실제로 유산균이 포함되어 있으며, 과일, 향신료, 허브의 조합으로 독특한 풍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명에서 'culture'는 발효보다는 '문화'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기능성과 감성 모두를 담으려는 시도가 인상적입니다.




5. SunSip



SunSip은 콤부차 브랜드로 유명한 Health-Ade에서 만든 프리바이오틱 소다 브랜드입니다. 처음에는 "Health-Ade Pop"이라는 네임으로 출시되었으나, 콤부차와의 이미지 간섭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인 "SunSip"으로 리브랜딩되었습니다. 기존의 브랜드 자산을 일부러 덜어내고 Pop이라는 단어도 사용하지 않은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6. Mayawell



Mayawell은 멕시코산 아가베 섬유를 핵심 성분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로, 네임에서도 그 기원을 엿볼 수 있습니다. 마야 문명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 디자인 또한 눈에 띄며, 기능성과 문화적 감성을 동시에 전달하려는 시도가 엿보입니다.




7. Wildwonder



Wildwonder는 중국계 미국인 창업자 Rosa Li가 론칭한 브랜드입니다. 중국 전통 허브와 과일을 조합하여 만든 제품으로, 브랜드 네임은 "자연의 야생(Wild)"과 "일상의 경이로움(Wonder)"을 결합해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담았다고 합니다.




8. Vina



Vina는 기능성을 담되, 가볍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프리바이오틱 소다를 지향합니다. 브랜드명은 라틴어 어원 "vinum"(자연, 음료)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패키지 디자인 역시 미니멀하고 깨끗한 느낌을 줍니다.




9. Evolution Fresh Real Fruit Soda



Evolution Fresh는 원래 리얼 과일 주스로 잘 알려진 브랜드인데요, 추가로 프리바이오틱 탄산 라인으로 확장되었습니다. Simply Pop과 유사하게 기존 과일 주스 브랜드의 연장선에 있는 전략이며, 패키지 디자인 또한 기존 Evolution Fresh의 감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글에서 소개 순서는 뒤이지만 실제 출시 시점은 이쪽이 더 빠릅니다.)





10. Slice



Slice는 1980~90년대 펩시의 과일 탄산음료 브랜드로, 최근 복고 감성 트렌드에 맞춰 부활한 사례입니다. 펩시의 IP를 인수해 새롭게 리뉴얼했으며, 패키지 디자인에서도 옛날 감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네이밍과 디자인의 공통점


프리바이오틱 소다 브랜드들의 네이밍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들이 보입니다.

  • "Pop"은 단순히 탄산의 느낌을 넘어, 팝컬처나 즐거움, 대중성과도 연결됩니다.
  • "Sun", "Well", "Wonder"는 마시는 행위에 감성적이고 건강한 이미지를 부여합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밝고 컬러풀한 색상 팔레트와 과일 및 식물 일러스트가 주로 활용됩니다. 단순히 건강함을 강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젊고 경쾌한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로 브랜딩하려는 시도가 돋보입니다.




그런데 왜 한국 시장은 조용할까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프리바이오틱 소다'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산균 음료나 프로바이오틱 건강기능식품은 익숙하지만, 탄산음료 형태로는 존재하지 않죠.

건강과 탄산이 공존하는 개념 자체가 한국 소비자에게는 아직 낯설기 때문일 수도 있고, 혹은 해외 트렌드를 관망하며 국내 기업들이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비가 예상하건대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프리바이오틱 소다 제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건강 탄산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고, 이미 국내에서도 콤부차, 기능성 발효 음료, 저당 저칼로리 음료 등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 어딘가의 제품 기획실에서 '한국형 Olipop'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여러분에게 신규 프리바이오틱 소다 브랜딩 프로젝트가 주어진다면,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025 AU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