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로벌 리브랜딩 뉴스에서 부쩍 눈에 많이 띄는 에이전시의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Jones Knowles Ritchie - 존스 놀즈 리치 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름이 너무 길고 오타도 많이 나서, 부득이하게 이니셜 JKR로 표기하겠습니다.
엄청난 포트폴리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는데요, 브랜드비와 함께 JKR을 간단히 살펴보아요.
1. 3명의 공동 창업자, 3개의 글로벌 오피스, 33 년의 역사, 300여 명의 직원
회사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다시피, JKR은 3명이 설립한 회사입니다. Joe Jones, Andrew Knowles, Ian Ritchie 가 1990년 런던에서 창립했는데요, JKR은 창업자의 성을 알파벳 순으로 나열한 것입니다. 호기심에 창업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검색해봤는데 정보가 거의 없더라고요. 특히 Joe Jones는 찾아볼 수 없었고, 겨우 Andrew Knowles는 마케터 출신, Ian Ritchie는 디자이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Andrew Knowles (좌)와 Ian Ritchie(우)>
JKR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F&B분야 및 패키지 디자인이 압도적으로 많은데요, 아마도 창업자인 Adrew Knowles의 경력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JKR 설립 전에 Heineken과 Stella Artois의 마케팅 업무를 했다고 해요. 브랜딩 에이전시 창업자들이 대부분 순수 디자이너인 것과 비교하면 JKR은 상대적으로 좀 더 마케팅에 대한 이해가 높은 것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하다보니 우연히도 한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3이 참 많이 들어간 것을 발견했어요.
3명이 함께 창업했고, 올해 33주년이 되었고, 런던/뉴욕/상하이 3개의 오피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은 약 300명이라고 합니다. (엄청난 규모입니다!)
2. 최근 5년간 대표 포트폴리오 = 누구나 다 아는 글로벌 브랜드
지난 번 Turner Duckworth 를 소개할 때 "글로벌 F&B 브랜딩의 최강자" 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너무 성급한 판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JKR의 포트폴리오 역시 누구나 다 아는 글로벌 F&B 브랜드들이 대거 포진해 있거든요. 브랜드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지만, 최근 프로젝트 갯수를 보면 JKR이 압도적입니다.
archiveB에 업데이트를 할 때 우리나라에 생소한 브랜드들은 간단하게 어떤 분야인지 부연설명을 달고 있는데요, JKR의 포트폴리오는 딱히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2023년 Fanta 리브랜딩
2023년 Stella Artois 리브랜딩
2022년 Magnolia Bakery 리브랜딩
2021년 Burger King 리브랜딩
2021년 Baskin Robbins 리브랜딩 (참고. 2022년 다시 리브랜딩되었습니다)
2021년 Pringles 리브랜딩
2020년 Heinz 리브랜딩
2020년 Popeyes 리브랜딩
2018년 Dunkin 리브랜딩 (참고.Dunkin Donut에서 Dunkin으로 변했습니다)
워낙 규모가 큰 에이전시이다 보니 F&B 외 다른 분야의 브랜딩 프로젝트들도 많지만, 유명한 브랜드 위주로 소개하다보니 F&B 및 패키지 디자인에 치중되어 보이는 점 참고해 주세요.
참, 패키지 디자이너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웹사이트 Dieline의 리브랜딩도 JKR에서 했다는 것도 아시나요? 패키지 디자인에서 JKR의 위상을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F&B브랜딩의 최강자"라는 표현을 성급하게 사용한 것이 후회되네요.
3. 글로벌 대형 브랜딩 에이전시로서의 ESG
또 하나, JKR이 인상적이었던 이유가 바로 브랜딩 에이전시로서는 드문 ESG 활동입니다. 워낙 쟁쟁한 JKR의 포트폴리오 때문에 규모가 작거나 수익이 없는 기업들은 브랜딩 의뢰를 하지 않을까봐 우려가 되었을까요? JKR은 2016년 부터 비영리 단체 및 사회적 기업의 브랜딩을 돕는 JKR Foundation과 스타트업을 돕는 JKR Ventures를 운영하고 있어요. 비록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는 정보가 많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이런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 같아요.
요즘 브랜드의 개념이 자리잡고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마케팅'이란 단어를 '브랜딩'이라는 단어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단어의 정의는 차치하더라도 '마케팅'과 '브랜딩'이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은 분명합니다. 마케팅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높은 기업이 브랜딩도 잘 할 확률이 높다는 점을 바로 JKR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그것이 요즘 JKR이 잘 나가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