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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ltown Coffee by Smörgåsbord

*All Images © Coaltown Coffee Rosters / Smörgåsbord




세상에는 수많은 커피 브랜드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만큼의 차별화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시도되고 있죠. 산지, 로스팅 방식, 미각 노트, 감각적인 공간, 감성적인 브랜딩까지. 이제 커피 브랜드는 ‘좋은 커피’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브랜드비는 평소 커피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별도의 태그(검색창에서 #커피 로 살펴보세요!)로 아카이빙을 하고 있는데요, 아름답고 훌륭한 사례들을 너무 많이 보다 보니 이제는 웬만한 브랜딩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커피 브랜딩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Coaltown Coffee Roasters입니다.

이 브랜드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디자인이 뛰어나서가 아닙니다.

커피라는 익숙한 아이템을 통해 사랑하는 지역을 다시 되살리려는 시도이기 때문입니다.





<Coaltown의 이전 로고(2018~2025)>


새로운 검은 황금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다


Coaltown Coffee Roasters는 2018년 설립된 영국 웨일스 암만포드(Ammanford)에 위치한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리입니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지역의 석탄 산업 유산을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산업혁명 시기 암만포드는 석탄 채굴을 위한 투자와 영국 전역에서 몰려든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고,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활기 넘치는 산업 도시로 빠르게 변모했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석탄 산업의 급격한 쇠퇴와 함께 지역 경제도 점차 침체되기 시작했고, 2003년 마지막 탄광이 문을 닫으며 약 1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이 사건 이후 암만포드의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불황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창업자는 사랑하는 이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Coaltown을 설립했습니다. 그의 목표는 단순한 커피 사업이 아니라, 다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자부심을 회복하는 것이었습니다.

현재 암만포드는 약 5,500명의 인구를 가진 마을로, 아름다운 자연 산책로와 동굴, 끈끈한 공동체 의식, 그리고 이제는 “새로운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커피로 알려져 있습니다.


<Coaltown 매장 전경>




The New Black Gold


전통적으로 Black Gold는 석탄을 의미하는 표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또 다른 검은 황금, 커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과거 산업혁명 시기에는 석탄이 ‘검은 황금’이었다면, 이제 커피가 새로운 에너지원이자 지역의 동력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Coaltown의 새 로고 by Smörgåsbord (2026~)>


브랜드 철학을 더 단단하게 만든 리브랜딩


Coaltown Coffee의 목적과 방향성은 이미 명확했습니다. “The New Black Gold”라는 슬로건 역시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할 나위 없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문구이기도 합니다.


리브랜딩을 진행한 Smörgåsbord 역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이미 갖고 있던 브랜드 철학을 더 명확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결과, 브랜드의 근간인 산업혁명 시대와 노동자 정신이 시각적 정교화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슬랩 세리프 서체 도입


슬랩 세리프는 19세기 산업혁명 시기를 대표하는 서체 스타일입니다. 이번 리브랜딩에서는 옛 것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Commercial Type의 ‘Successor’ 서체를 도입했습니다. 16개의 웨이트로 구성된 서체 패밀리는 브랜드 로고의 존재감을 강화하는 동시에, 브랜드 전반에 일관된 시각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기여합니다.





신규 포인트 컬러 - Purpose Orange


‘Coal Black’은 Coaltown의 시그니처 컬러입니다. 이번 리브랜딩에서는 단일 컬러의 단조로움을 보완하기 위해 다섯 가지 톤으로 확장하고, 새로운 포인트 컬러를 추가했습니다.

‘Purpose Orange’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광부들이 착용했던 NCB(National Coal Board)의 작업복, 이른바 ‘당나귀 재킷(Donkey Jacket)’에서 유래한 색상입니다. 이 작업복은 당시 노동 계급을 상징하는 아이템이었습니다.


<NCB 당나귀 재킷 © The Museum of Science and Industry, Manchester>


사실 슬랩 세리프나 오렌지 색상의 유래는 우리와 같은 외부인, 특히 21세기를 살아가는 외국인에게는 다소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해당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해야 비로소 의미가 전달되는 요소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유행하는 서체를 선택하고, 이른바 ‘감각적’ 색상을 적용하는 것만이 브랜드의 현대화는 아닐 것입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매력적으로 느껴지면서,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 사람에게는 더욱 깊고 풍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이 리브랜딩은 바로 그런 방식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브랜드비가 생각하는 좋은 브랜딩의 전형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태백에서 커피 브랜드가 탄생한다면?


Coaltown의 사례를 보며 자연스럽게, 그리고 필연적으로 떠오른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강원도 태백입니다. 태백 역시 한때 석탄 산업으로 번성했지만, 지금은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쇠락한 지역입니다. 그렇다면 태백에서도 ‘석탄’이라는 과거의 자산을 ‘커피’라는 현재의 라이프스타일로 전환할 수 있을까요?


형식적으로는 어렵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름을 짓고, 색을 정하고, 스토리를 만드는 것까지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하지만 Coaltown이 인상적인 이유는 단순히 설정을 잘 만들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실제 지역의 역사에서 출발했고, 그 맥락을 브랜드 전반에 일관되게 반영했으며, 리브랜딩을 통해 그 의미를 더욱 강화했기 때문입니다.


즉, Coaltown은 단순 차별화를 위한 ‘색다른 콘셉트’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이야기 위에 구축된 브랜드입니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태백에서도 같은 시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형태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지역의 과거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현재의 가치로 전환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준비되어 있을 때, 비로소 Coaltown처럼 일반 소비자를 사로잡는 매력과 진정성을 동시에 갖춘 브랜드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2026 A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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