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듯이 크리에이티브 업계에는 독특한 이름을 가진 에이전시들이 많습니다. 이번에 소개드리는 Butterfly Cannon도 그 중 하나인데요, 섬세하고 갸날픈 '나비'와 단단하고 강력한 '대포(Cannon)'가 결합된 네임은 역설적이면서도 묘한 이미지를 줍니다. 처음 이 에이전시의 이름을 접했을 때,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왠지 디자인을 무척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임에서 풍겨나오는 아우라라고 할까요?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니 "역시!"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모든 디자인 에이전시의 포트폴리오는 보는 즐거움이 있지만, Butterfly Cannon은 특히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디자인이 많아요. 아무래도 소재의 물성과 다양하고 정교한 인쇄기법이 어우러져 탄생하는 패키지 디자인의 특성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거기다 제작 단가의 제한이 없는 럭셔리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더 화려하고 더 정교합니다.
자, 그럼 브랜드비와 함께 Butterfly Cannon의 디자인을 살펴보아요.
1. The Power of Beauty
Mantra는 산스크리트어로 '진언眞言'을 뜻하는데요, 불교에서 깨달음, 진리를 뜻한다고 합니다. Butterfly Cannon은 그들의 Mantra를 "The Power of Beauty"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바로 회사 이름이 이를 상징하기도 해요. Butterfly는 Beauty를, Cannon은 Power를 상징합니다. 에이전시가 추구하는 바를 굉장히 직관적이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네임입니다.
Butterfly Cannon은 2010년 Natalie Alexander(왼쪽)와 Jon Davies(오른쪽)가 공동 설립한 디자인 에이전시입니다. 주요 분야는 F&B 중에서도 특히 '술'의 패키지 디자인을 잘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외 패션이나 라이프스타일 쪽 프로젝트도 간간이 진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주류 브랜딩은 크게 맥주, 소주와 같은 대중적인 제품과 위스키, 보드카 등의 고가 제품으로 나뉘는데요, 특히 후자의 경우 값비싼 기호식품으로서 패키지의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전에 소개드린 Lewis Moberly 역시 고급 주류 패키지 디자인을 잘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Butterfly Cannon과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것 같습니다.
2. Conscious Design
패키지 디자인의 거장 답게, Butterfly Cannon은 환경 문제에서도 한 발 앞선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아름다운 패키지는 개봉 할 때 큰 즐거움을 주지만, 동시에 과도한 포장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로 인해 죄책감을 안겨주기도 해요. Butterfly Cannon은 패키지 디자인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Conscious Design (의식있는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디자인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소재, 생산, 유통 및 재활용까지 고려한 패키지 디자인을 한다고 해요. 사실 그동안 '친환경 패키지 디자인'이라고 해봤자, 재생지 사용이나 소이잉크 인쇄 정도로 생색내기 수준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Butterfly Cannon처럼 프로세스 전반을 고려한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친환경 디자인을 추구하는 회사는 흔치 않습니다. 이런 앞선 의식은 정말 칭찬하고 본받을만 하다고 생각해요.
3. Butterfly Cannon의 대표 프로젝트
아름답고 훌륭한 디자인이 많아서 고르기 힘들었지만, 주력 분야인 주류 패키지 디자인에서 대표 프로젝트 5개를 소개드립니다. 지극히 브랜드비의 주관적인 관점으로 선택했으며, 더 많은 작품은 에이전시의 웹사이트를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Johnie Walker Blue Label Package Design
조니워커는 너무나 유명한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입니다. 그중에서도 Blue Label의 최고가 라인으로 다양한 베리에이션,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되는 것이 특징인데요, Butterfly Cannon은 조니워커 전문 에이전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조니워커의 스페셜 패키지를 디자인했어요. 소장욕구 뿜뿜하는 아름다운 디자인입니다.
United's Epitome Reserve Package Design
디아지오 인디아가 출시한 수제 위스키 제품입니다. 인도의 반얀트리와 전통공예기법을 반영한 아름다운 패키지입니다. 패키지 인쇄 및 제작 기법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디테일을 자랑하는 디자인이예요.
Hennessy VSOP Package Design
2018년 꼬냑 브랜드 헤네시가 200주년을 기념하여 출시한 스페셜 에디션 디자인입니다. 라벨 디자인의 디테일도 대단하지만, 케이스도 특별해요. 200년 역사의 무게를 담은 디자인을 살펴보세요.
Cut Rum Package Design
'커트 럼'은 기존의 클리세를 깨는 새로운 럼 브랜드입니다. 워낙 고급 주류들이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가 많아서, Butterfly Cannon이 클래식한 디자인만 잘 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요, 현대적인 디자인도 잘 소화해낸다는 것을 증명한 디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Tanqueray No. Ten Gift Box
'탠커레이'는 19세기에 탄생한 영국의 진 브랜드입니다. 아르데코 스타일의 독특한 병 디자인으로 유명한데요, 병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Butterfly Cannon은 고정관념을 깨고 실버 케이지(새장)로 패키지를 만들었어요. 이미지 왼쪽의 라임이 담긴 실버 케이지가 보이시나요? 오른쪽은 탠커레이 제품을 담은 패키지입니다. 독특한 발상과 이를 구현한 디자인 능력이 대단할 뿐입니다. 비록 탠커레이를 마셔본 적은 없지만 디자인은 너무 갖고 싶더라고요. 2017년 작품이라 이제는 구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혹시 저처럼 아름다운 패키지 디자인을 보고 구매욕이 뿜뿜하신 분이 있다면, 주류 패키지에 항상 따라다니는 멘트로 지름신을 물리쳐드리겠습니다.
*지나친 음주는 뇌졸증,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Butterfly Cannon의 다른 디자인을 보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에이전시 디렉토리 바로가기를 클릭하세요.
포트폴리오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