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리뷰 세 번째, 국내 로고 디자인 편입니다.
5년째 리뷰를 하다보니 매년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아무리 숙련되고 뛰어난 전문가라 할 지라도 동시대의 감각을 잃지 않으려면 꾸준히 동향을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브랜드비가 필요합니다!!!)
또 지금은 눈에 띄지 않더라도 몇 년 뒤에 다시 보면 시대를 앞선 혁신적 디자인이 있을 수 있어요.
비록 브랜드비가 리뷰에서 누락했더라도 실망하거나 노여워하지 마시고, 아직 선견지명을 갖추지 못한 브랜드비 탓이니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
2025년 국내 로고 디자인 리뷰 시작합니다.
1. 브랜드의 대표 얼굴, 심볼 교체
심볼 디자인은 브랜드비가 여러 번 Special Feature로도 다룬 적이 있는만큼, 브랜드 로고에 있어 가장 강력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가 독자적인 심볼을 갖길 원하고, 꾸준히 리뉴얼(Renewal) 또는 리프레시(Refresh)를 하면서 브랜드 자산을 강화,축적하고 있죠.
그런데 2025년에는 교체(Change) 수준의 심볼 변화가 많았어요.
예시 사례를 심볼 위주로 모아봤는데요, 심볼만 보고도 브랜드를 바로 유추할 수 있다면, 그 브랜드는 나름의 시각적 자산을 구축한 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해야만 했던 이유는 각 브랜드마다 다를 것입니다. 또 외부에서는 알기 힘든 속사정이 있을 수도 있죠.
앞으로 변화된 심볼이 자연스럽게 인지도를 쌓아 나아갈지 함께 지켜보아요.
2. 플레어 세리프 (Flared Serif)의 약진
플레어 세리프(Flared Serif)는 획의 마감이 나팔처럼 자연스럽게 넓어지는 형태의 서체를 의미합니다.
해당 유형은 브랜드비에서 이미 Special Feature로 한 차례 다룬 바 있어요.
일부에서는 산세리프와 세리프의 중간 성격을 지닌 세미 세리프(Semi-Serif)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브랜드비에서는 세리프 계열로 정리했습니다.
서체 자체가 우아하고 부드러운 인상을 지니고 있어, 패션·뷰티 분야에서 활용 빈도가 높은 편입니다.
2024년 해당 글을 작성할 당시에는 해외 사례가 주를 이뤘다면, 2025년에 들어서는 국내 브랜드에서도 점차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테크 및 미디어 기업의 CI에까지 확장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3. 개성있는 로고타입 디자인의 증가
전통적으로 국내 브랜드의 로고타입은 가독성과 가시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특히 영문 표기를 선호하면서도, 소비자가 이름을 정확히 읽지 못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늘 존재했죠. 지오메트릭 산스 서체의 유행과 보편화는 이러한 인식이 반영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브랜딩을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새로움과 차별화를 추구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서로 닮은 간결한 로고타입을 반복하게 되는 상황을 진부하다고 느끼면서도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모순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5년에 들어서면서, 과거라면 채택되기 어려웠을 법한 개성이 강한 로고타입 디자인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요.
이는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는 가독성보다, 브랜드를 강렬하게 인식시키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기준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4. 리듬과 운율이 느껴지는 구조적 형태의 로고 디자인
앞서 설명드린 3번과도 연계되는 트렌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체 자체의 조형적 개성은 비교적 절제되어 있지만, 글자의 배치나 크기 변주를 통해 고유한 리듬과 운율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멀티미디어 환경의 확산과 가변형 서체 기술의 발전으로 적용 범위와 활용성이 크게 확장되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 같아요.
5. 전년 대비 비중이 줄어든 San-Serif 서체
산세리프(San-Serif) 서체의 비중은 2023년 84%, 2024년 77%, 2025년 65%로 해마다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높은 대중적 브랜드의 경우 여전히 산세리프, 특히 지오메트릭 산스 서체를 채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플레어 세리프(Flared Serif)의 확산과 개성 있는 로고타입 디자인의 증가 흐름을 고려하면, 향후 산세리프 비중은 일정 수준까지 추가로 감소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6. 모든 것을 다 담은 무채색, 블랙이 여전히 대세
블랙 계열의 비중은 2023년 25%, 2024년 29%에 이어 2025년에는 33%까지 상승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위와 3위는 전년과 큰 변화가 없으며, 한국인의 선호 색상 1위가 여전히 블루라는 점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편 중위권에서는 브라운 계열이 새롭게 부상한 반면, 퍼플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 브랜드비가 선정한 Best 로고 디자인
브랜드비는 로고 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을 시도해 왔습니다.
다만 여전히 많은 분들께서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데 다소 부담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 브랜딩 전문가들이 선정하는 '2025년 로고 디자인' 설문을 진행했으나, 기대와 달리 응답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눈물)
그래서 부득이하게 올해도 브랜드비의 주관적 판단을 기준으로 베스트 디자인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디 내년에는 여러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길 바라며...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미쟝센은 2000년에 런칭된 헤어 전문 브랜드로, 국내 헤어 케어 시장의 1세대 브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의 사수님이 네이밍을 담당하셨던 터라, 당시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흥미롭게 들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개발 당시에는 '미쟝센'이라는 네임이 헤어라는 카테고리와 간접적인 연관성을 지니고 있었지만, 오늘날의 MZ세대 이후 소비자에게는 그 연결성을 직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운 이름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의 과제는, 영화 용어이자 프랑스어 어원을 가진 '미쟝센'이라는 다소 전문적이고 난이도 높은 네임을 헤어 케어 브랜드와 어떻게 다시 연결해 줄 것인가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사실 처음에 리뉴얼된 로고를 봤을 땐 큰 감흥이 없었는데요, 보면 볼 수록 참 잘한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옥상달빛은 동갑내기 싱어송라이터로 구성된 2인조 그룹으로, 대중에게는 '수고했어, 오늘도'라는 곡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브랜드비는 이들의 열성 팬은 아닙니다. 그저 노래를 몇 차례 들어본 경험이 있는 일반 청자 중 한 명에 불과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옥상달빛의 로고를 처음 보았을 때, 아티스트의 성격과 무드가 매우 잘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동시에 '수고했어, 오늘도'의 대표적인 멜로디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많은 아티스트의 브랜딩은 고유한 세계관을 전제로 구축됩니다. 팬들에게는 직관적으로 이해되지만, 저처럼 '알고 있는 정도'의 일반 대중에게까지 그 정체성을 전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옥상달빛의 아이덴티티가 분명하게 와닿는 이유는, 로고와 이미지가 음악이 전달하는 감정과 정서를 효과적으로 응축해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비를 운영해오면서 특정 브랜드나 로고 디자인의 창작자 정보를 문의받는 경우가 가끔 있어요. 사실 많은 분들이 크레딧 정보를 궁금해 하지만, 저희에게 직접 문의할 정도로 적극성을 띄는 경우는 실제 브랜딩 프로젝트와 연관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연세대학교 140주년 엠블렘은 특히 인상적인 사례였습니다. 무려 두 분(적지 않아요!)이 해당 엠블렘을 어디에서 디자인했는지 문의해 주셨고, 브랜드비 역시 명확한 정보를 알지 못해 별도로 수소문한 끝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해당 에이전시가 이 프로젝트를 포트폴리오로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문의를 주셨던 분들 외 잠재적인 고객과 기회를 놓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archiveB에는 수많은 수준 높은 로고 디자인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다만 브랜딩을 업으로 하는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디자인과, 실제 클라이언트가 눈여겨보는 디자인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브랜드비 역시 가능한 한 클라이언트의 관점에서 디자인을 바라보려 노력하지만, 클라이언트의 유형과 기준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기준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브랜드비는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브랜딩 전문가라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다양한 채널에 노출시켜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자신과 결이 맞는 클라이언트와 연결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2025년 리뷰는 다음 주에도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