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IP가 창출하는 무궁무진한 가치는 부인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특히 소설은 웹툰,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IP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인 콘텐츠인데요, 그렇기에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들이 잠재력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글' 중심의 출판 창작 플랫폼 브랜드들을 살펴보기로 해요. 크게는 서점이 운영하는 창작 플랫폼과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웹소설 플랫폼으로 나눠보았습니다.
I. 서점이 운영하는 창작 플랫폼
1. Kindle Direct Publishing은 약칭 KDP로 불리는데요, 해외에서 가장 큰 셀프 퍼블리싱 플랫폼이라고 합니다. Amazon의 전자책 브랜드 Kindle을 사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브랜드 네임입니다.
2. Kindle Vella는 Amazon이 2021년에는 트렌드에 발맞춰 런칭한 연재형 웹소설 플랫폼입니다.
3. Barnes&Noble Press는 대형 서점 반스앤노블이 운영하는 창작 플랫폼입니다. 브랜드 네임이 여러번 바뀌었는데요, 처음 셀프퍼블리싱을 강조하는 브랜드 네임인 Pubit에서 전자책 브랜드를 연계한 Nook Press를 거쳐, 결국은 서점 브랜드를 내세우는 Barnes&Noble Press로 정착되었습니다. Amazon의 브랜딩 전략과 비교해보면 반스앤노블의 고군분투를 엿볼 수 있습니다.
4. 창작의날씨는 교보문고가 런칭한 자유 연재 플랫폼입니다. 대부분의 연재 플랫폼이 상업성이 높은 웹소설 중심인 것에 비해, 창작의 날씨는 소설 외에도 시, 에세이 등 순수 문학적 콘텐츠를 다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개인적으로 창작의 날실과 씨실이라는 뜻의 브랜드 네임이 무척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순수 문학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 결국은 상업적 웹소설에 집중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5. 밀리로드는 밀리의서재에서 운영하는 창작 플랫폼입니다. 밀어주리라는 포인트 기능이 있어 일정 포인트 이상을 받은 작품을 출간해주는 시스템이라고 하네요. 공식 웹사이트는 없고 밀리의서재 앱 안에서 운영되는 것 같습니다.
6. 투비컨티뉴드는 알라딘에서 운영하는 창작 플랫폼입니다. 브랜드 네임에서 알 수 있듯이 연재 기능이 가장 큰 특징이네요.
II. 스타트업의 웹소설 플랫폼
1. Wattpad는 네이버가 인수한 캐나다의 웹소설 플랫폼입니다.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네이버웹툰의 자회사이기도 하죠. 작년 기준 MAU(월간 활성 사용자)가 무려 8900만명이라고 합니다.
2. Radish는 카카오가 인수한 웹소설 플랫폼입니다. 자유롭게 창작한 콘텐츠를 업로드하여 무한 경쟁하는 다른 웹소설 플랫폼과 달리 '집단 창작'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특징입니다. 헐리우드 작가 시스템을 도입하여, 한 작품에 여러 작가가 투입되어 빠르게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다고 하네요. 공장형 콘텐츠 제작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네이버가 인수한 왓패드에 비하면 MAU가 상대적으로 매우 낮습니다만, 집단 창작으로 창조했기에 생산된 콘텐츠의 IP가 Radish에 소유되는 것이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입니다.
3. Inkitt 독일의 창작 플랫폼입니다. Inkitt의 차별점은 데이터와 인공지능에 기반한 인기작품 선정에 있는데요, 전세계 초 히트작 <해리포터>가 출간 전 13군데에서 거절당했듯이 대중의 선호도와 편집자의 안목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즉, 인공지능이 편집자의 역할을 해주는 플랫폼인데요, 최근에는 한 발 더 나아가 생성형 AI로 창작하는 플랫폼을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4. YueWen Group은 중국 점유율 70%의 웹소설 플랫폼이라고 합니다. 대륙의 플랫폼 브랜드이기에 아마 모두 예상하셨을 꺼예요. YueWen Group은 창작자 수 1000만 명, MAU가 무려 3억 명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브랜드 네임은 '글을 읽다'라는 뜻이고요, 개인적으로 슬로건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让好故事生生不息 - 좋은 이야기를 끊임없이 살아 숨쉬게 하세요." 라는 뜻인데요, 1000만 작가가 활동하는 플랫폼이라 이야기가 끊길 새가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웹소설 등의 콘텐츠를 접하는 채널은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 페이지와 같은 대형 플랫폼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대형 플랫폼은 기존 출판사와 프로 작가가 선점하여 아마추어 작가가 비집고 들어가기란 불가능에 가깝죠. 또 여러 단계를 거쳐 유통되는 시스템이기에 중간에 떼이는 수수료도 클 것이고요.
위에서 소개한 서점 및 스타트업이 창작 플랫폼을 운영하는 이유를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1.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 또는 생성
2. 콘텐츠 IP 선점을 통한 후속 수익화 기대
3. 자체 플랫폼(서점 및 전자책) 서비스 Lock-in 효과 (오리지널 콘텐츠 마케팅)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양질의 우수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아마존, 반스앤노블, 교보와 같은 대형 서점이 브랜드 파워와 기존 사용자 수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브랜드 파워가 약한 스타트업은 새로운 콘텐츠 생성 모델(ex. 래디쉬의 집단 창작) 또는 팔릴만한 콘텐츠 발굴 솔루션(ex. Inkitt) 등의 차별점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KDP나 Wattpad처럼 이미 자리잡은 플랫폼 외 최근 2-3년 사이에 런칭한 창작 플랫폼들은 사용자 수나 페이지 열람 수가 다소 초라합니다. 개인적으로 과거 유사한 플랫폼 브랜딩을 했던 경험이 있어(예상하셨다시피 결국 접었습니다.), 이 브랜드들이 과연 지속가능할까를 먼저 걱정하게 되더라고요. 서비스나 기능이 큰 차이가 없다면 결국은 브랜드 파워로 승부를 봐야 할 텐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3년 뒤에 살아남을 브랜드는 과연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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